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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X90 시승기, 성능보다 안전과 소프트웨어 앞세운 전기 플래그십

사진 Alexander Migl · CC BY-SA 4.0 · 위키미디어 커먼즈 · 16:9로 잘라 씀

이 글은 오토헤럴드의 보도에서 출발했습니다. 원문의 사실을 바탕으로, 차주 입장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저희가 정리했습니다.

볼보자동차의 순수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을 시승했다. 이 차는 강력한 출력이나 주행 성능을 앞세우기보다 볼보가 오랜 기간 쌓아온 안전 철학과 안락한 승차감,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경험을 하나로 묶어낸 모델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주행 감각은 기존 XC90과는 다른 방식으로 플래그십의 가치를 전달했다.

외관은 화려한 장식 대신 차분하고 균형 잡힌 비례로 시선을 끈다. 전면부는 토르의 망치 LED 헤드램프와 플러시 타입 디자인을 적용해 공기역학과 디자인을 동시에 잡았고, 럭셔리 요트에서 영감을 받은 비례감이 대형 SUV다운 존재감을 만든다. 전장 5040mm, 휠베이스 2985mm의 차체는 XC90보다 낮고 길어 보이는 인상을 준다.

디지털 라운지로 재구성된 실내

실내는 기존 볼보의 미니멀리즘을 유지하면서도 대부분 기능을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통합했다.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9인치 디지털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반응 속도도 이전보다 향상됐다. 티맵과 네이버 웨일, 애플 카플레이 등 국내 이용자들이 자주 쓰는 서비스도 무리 없이 지원한다. OTA 업데이트로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향상되는 SDV 구조가 EX90의 핵심 경쟁력이다. FSC 인증 우드 패널과 나파 가죽 시트, 자연광에 가까운 조명이 어우러져 화려함보다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을 완성했다.

성능보다 완성도를 택한 전동화 시스템

EX90은 106kWh 배터리와 듀얼 모터 AWD를 조합해 트윈 모터 모델 기준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4kg·m를 낸다. 퍼포먼스 모델은 최고출력 680마력까지 높아진다.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적용해 최대 3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약 22분이 걸린다. 다만 실제 주행에서는 이 수치를 과시하기보다 큰 차체를 여유롭게 밀어주는 감각이 두드러졌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함께 달려본 결과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압도적 성능이 아니라 완성도 높은 승차감과 정숙성이었다. 노면 잔진동과 풍절음을 상당 부분 걸러내면서도 운전자에게 필요한 만큼의 노면 정보는 전달하는 세팅이 눈에 띄었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과속방지턱과 같은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 뒤 차체를 빠르게 안정시켰고, 고속 구간에서도 긴 휠베이스 덕분에 직진 안정성이 꾸준히 유지됐다. 스포츠 SUV의 민첩함보다는 가족 모두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플래그십의 성격에 충실한 모습이다.

결국 EX90은 XC90을 단순히 전동화한 모델이 아니라, 볼보의 안전 철학과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을 하나로 묶어낸 새로운 세대의 플래그십 SUV에 가깝다.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소비자에게는 다소 차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장거리 이동의 편안함과 진화하는 SDV 경험, 가족의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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