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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랩 전고체 배터리 409Wh/kg, VTT 시험으로도 못 풀린 의문

참고 이미지사진 Sevenethics · CC0 · 위키미디어 커먼즈 · 16:9로 잘라 씀 · 기사에 나온 차량·현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오토헤럴드의 보도에서 출발했습니다. 원문의 사실을 바탕으로, 차주 입장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저희가 정리했습니다.

핀란드 배터리 기업 도넛랩(Donut Lab)이 자사 셀의 에너지 밀도를 외부 기관 시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국립연구기관 VTT(VTT Technical Research Centre)가 'Donut Battery V1.5'로 이름 붙인 DL6 단일 셀을 측정한 결과, 중량 에너지 밀도 409.3Wh/kg, 부피 에너지 밀도 804.7Wh/L가 나왔다는 것이다. 시험은 섭씨 25도에서 2.3~4.25V 전압 범위, 0.1C 방전 조건으로 진행됐다.

수치 자체는 현재 상용 리튬이온 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이 결과가 도넛랩이 그동안 내세워온 핵심 주장을 뒷받침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VTT의 시험은 셀의 무게와 부피 대비 방전 에너지를 재는 절차였고, 전해질이 어떤 형태인지, 배터리 화학 구성이 무엇인지 판별하는 항목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전고체'라는 표어는 이번 데이터로 검증되지 않았다.

시험 조건을 둘러싼 지적

업계에서는 측정 조건에도 물음표를 붙인다. 앞선 VTT 용량 시험은 1C 방전과 2.7V 하한 전압을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방전 속도를 0.1C로 낮추고 하한 전압을 2.3V까지 내렸다. 두 조건 모두 셀에서 끌어낼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을 키우는 방향이다. 전기차가 실제로 요구하는 고출력 방전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도넛랩이 강조했던 최대 10만회 충방전 수명 역시 이번 시험 범위 밖에 있어 확인되지 않았다.

1분기 인도 약속은 어디로

도넛랩은 올해 1월 CES에서 자체 개발 배터리를 공개하며 'OEM 차량 제조에 사용할 준비가 된 세계 최초의 전고체 배터리'라고 주장했다. 당시 전기 모터사이클 업체 버지 모터사이클(Verge Motorcycles)이 이 기술을 얹은 세계 첫 양산차가 되며, 1분기 중 첫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실제 고객 인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주요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가 모두 상용화 시점을 놓고 경쟁하는 분야다. 그만큼 '세계 최초'라는 표현이 붙으면 시장의 기대치가 빠르게 올라간다. 하지만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지점은 단일 셀의 실험실 수치가 아니라, 그 셀이 차량에 탑재된 뒤 출력과 수명을 얼마나 유지하는지에 있다. 도넛랩의 이번 발표는 숫자 하나를 확인시켰을 뿐, 남은 의문의 목록을 줄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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